2017년 4월 27일 목요일

미니멀리즘을 위한 비움의 원칙은 자꾸 무너져~

이전 글에서도 써뒀다 시피, 저는 무언가 물건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세워 둔 한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버리는 만큼만 산다는 것.

물론 이 원칙은 자주 무시되곤 합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모아서 물건들을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내 공간이 더이상 수용할 수 없거나, 내 인지범위가 더이상 수용할 수 없거나.

제가 유지하기로 한 폭80 cm가량의 두 줄의 행거와 고작 3칸의 갠 옷을 보관하는 자리는 어느덧 가득찼고, 저는 또다시 물건을 버려야하는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물론 제가 사는 옷도 있습니다만, 수용범위를 벗어나는 주요 원인은 어머니가 사오시는 옷들이죠.

이미 10대 후반부터 항상 거절해옴에도 주기적으로 사오시는 이유는 뭘까요? 어느 순간부터 그냥 다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무난한 옷들이라. 문제는 비슷한 옷이 자꾸 쌓인다는 거겠죠.ㅠㅠ
진짜 가끔 화가나는데, 그냥 그게 소소한 어머니의 재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사실 이걸 주는 게 어머니가 아니라 남이었다고 생각해보면 죄송하더군요. 누군가에게 내가 준 선물이 강하게 거부당했을 때 기분이 어떨지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머니이기 때문에 마음 놓고 거절해왔던거죠.

그래서 작년부터 그냥 다 받고 있습니다. 다행히 받는다고 더 자주 사오시진 않네요.

아무튼 가득찬 옷들을 바라보며 잘 안입거나 주로 집이나 집근처 마실나갈때나 입던 낡은 옷들 중 버릴 것들을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대략 7~8여벌을 추리고 의류수거함에 넣고 왔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버려야 마땅한 상태의 옷들이 많고, 몇벌은 더이상 맞지 않을정도로 작아진 옷이었습니다.

왜 지금껏 버리지 않았나 의아한 것들도 많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가는 길에 비움 혹은 미니멀리즘이라는 미명 하에 버리는 것들이 낭비인지 합리적인 선택인지 고민스러워 집니다.
하지만 역시나 고민 끝에 버리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항상 버리고 나면 불필요 했다는 확신이 들고, 마음도 가벼워 진다는 것을 오늘도 느낍니다.

새 여름 옷들을 훑어보는 오늘, 또 그만큼 버릴 것들을 떠올려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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