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0일 월요일

직모 투블럭 셀프컷(사진無)

개인적 셀프컷의 역사

저는 심하게 뻗치는 악성 직모입니다. 나이 들수록 모질이 약해진다는 느낌이 있긴 한데, 여전히 강하고 억세죠.ㅠㅠ
직모를 가진 남자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모질보다 두상이나 모질에 대한 이해가 더 많이 필요하고, 그런 미용사를 찾는게 쉽지만은 않죠.
마음에 드는 미용사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시내의 미용실 직원들은 자리를 자주 옮기는 듯 합니다. 1년 넘게 있는 걸 별로 본적이 없음;;;;
처음보는 미용사에게 머리를 자르고, 그 결과 대참사를 겪고 집에 돌아온 어느날, 저는 머리를 직접 자르기로 결심했습니다. 한 7년 정도 됐겠네요. 미용 가위와 숱가위 세트를 몇천원의 가격에 저렴하게 구입했습니다. 지금도 싼 제품들이 많은 듯. 방안의 전신거울을 화장실로 옮겨놓고 뒷통수도 보면서, 샤워하기 전에 한시간 정도씩 투자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머리를 스스로 잘랐습니다. 초기에 대체로 만족스러웠고, 아무도 제가 머리를 직접 자르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죠.
걍 잘 자르지도 못자르지도 않은 평범한 머리였던 듯.


하지만 언제나 사람은 어중간하게 경험이 쌓이면 사고를 치기 마련인 듯. 저 역시 그랬습니다. 1년 넘어갈 시점부터 스스로 자르기가 넘나 귀찮은 것. 마구 자르다가 머리를 쥐가 파먹었냐는 소리도 종종 듣곤 했습니다. 그럼 다시 긴장해서 심혈을 기울여 자르기 시작하고, 다시 방심해서 쥐파먹고 무한반복….
끝내 한계에 다다랐고, 저는 미용가위를 깊숙히 넣어뒀습니다. 그리고 복불복 미용실 탐방을 계속 해나갔죠.
다양한 펌을 시도해봤으나 만족스러운 적이 별로 없고, 아이롱다운펌은 10만원이 넘어가는데 한달이상 유지가 안됐죠. 당시 저는 그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비용을 감당할 여력은 없습니다만, 설령 있다고 해도 매달 머리에 그렇게 돈을 쓰고 싶진 않음.

직모의 구세주 투블럭

그러다 언제부턴가 투블럭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게 직모에게 축복이 될지 해악이 될지 쉽게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정보는 극단적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축복이라는 부류 절반, 악몽이라는 부류 절반이었던 듯.
특히 일명 파인애플 컷이라고 불리는 직모 투블럭의 대참사 케이스 사진들을 접한 후로는 더욱 공포가 심해져서, 시도해볼 엄두도 못내고 1~2년이 흘러버렸습니다.
그러다 작년 초에, 어머니께서 다니시던 미용실이 폐업하면서 오래된 바리깡 하나를 싸게 가져오셨습니다. 머리를 혼자 자르던 저의 본능이 되살아남.ㅋㅋㅋ 윗 사진에 누런 바리깡… 10,000원 정도에 가져오셨는데 저는 이걸로 오랜만에 셀프컷을 해보기로 했고, 투블럭을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
일단 셀프컷 하기에 투블럭보다 쉬운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처음 라인만 잘 따면 머리 기장이 극단적으로 나눠지기 때문에 손끝 느낌만으로도 바리깡질 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굳이 후면거울에 목매달 필요가 없달까?
유튜브에 올라오는 셀프컷 영상들만 봐도 대부분 투블럭임. 그게 그만큼 쉽다는 사실의 방증인 듯.
개인적으론 정측면 9mm, 측후면 6mm, 정후면 6~3mm로 정리하니 적당했고, 귀 바로 위쪽은 길이 조절 없이 바로 바리깡으로 살짝 라인 정리하고 있습니다.
구레나룻이 별로 없음에도 9mm~12mm 정도로 측면 밀면 문제 없는 듯.
심지어 요즘은 가끔 친구들이 머리 잘라 달라고 해서 잘라주고 있습니다.ㅋㅋ

원래 손이 좀 섬세하신 분이라면 걍 한번 시도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바리깡 4~5만원대 짜리 구입하시고, 집게나 가위등 구입하셔도 대략 6개월 안에는 본전 뽑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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