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9일 수요일

아수스 크롬북 플립(ASUS CHROMEBOOK FLIP)에 플레이스토어가 들어오다

모바일과 PC의 통합

(제목에 아수스라고 썼습니다만 에이수스가 맞는 발음인 듯?)
예고했던 바 대로 크롬북에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가 들어왔습니다.
언제가 될까 종종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 봤는데, 오늘 검색해보니 며칠전에 에이수스 플립(이하 플립) 에서 안드로이드 어플을 구동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더군요.

대부분의 게임, 앱 들이 문제 없이 구동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상에서 몇몇 앱이 문제가 있습니다만 치명적인 것들은 아닌 듯 하구요. 구글 플레이 무비 앱의 경우 창 전환시 영상 재생이 멈춥니다. 또 아마존 킨들 앱이 제대로 종료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 어차피 한국에서 이북을 킨들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
아마도 이런 일부 문제들도 곧 개선되리라 봅니다.

이 방향이 정답인 이유

사실 작년에 픽셀C가 크롬북이 아닌 안드로이드로 출시됐을 때 저는 크롬북을 버리고 안드로이드로 PC를 통합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구글의 모바일과 PC용 OS 점유율을 보면 그게 더 먹히는 방법이었을 테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회의적이었습니다. 모바일 운영체제에 키보드나 트랙패드, 마우스를 단다고 PC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건 프로세서의 성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건 그냥 고성능 프로세서를 때려박으면 되는 문제입니다. 그보다는 멀티 윈도우의 불편함 때문이죠. 물론 안드로이드에서도 멀티윈도우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게 됐고, 이미 서드파티 제조사들은 멀티윈도우를 일찌감치 지원해 왔습니다. 다만 윈도우나 맥 PC, 혹은 크롬북을 사용할 때와 같은 멀티윈도우는 아니죠. 상태표시줄을 통해 멀티윈도우 간의 빠르고 자연스러운 전환, 자유로운 창 배치는 PC를 통한 작업능률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 증거가 키보드까지 달더라도 태블릿을 PC의 대체품으로 보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겠죠.
하지만 PC와 모바일을 통합하는 게 얼마나 난해한 일인지는 윈도우10의 모바일-PC의 통합 상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별개로 유지하되 앱만 호환시키는 게 현재로서는 더 나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크롬북의 부족한 응용프로그램을 채우고, PC 고유의 인터페이스를 가지는 크롬북의 편의성은 유지하는 이 방향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통합의 싸움에서 구글이 애플과 MS보다 앞서나가게 됐습니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웹앱에 대한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윈도우 기반에서 구글서비스들의 웹앱 구동속도가 모바일보다 현저히 느리다는 게 저에게는 상당히 불편했기 때문에, 웹앱이 네이티브를 대체하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윈도우와 모바일간의 연속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상황이고요. 지금 이 글을 쓰는 구글문서도구도 윈도우의 크롬브라우저에서 조차 상당히 느린 느낌입니다.

왜 플립이 첫 주자가 됐을까? 태블릿 종말의 서막.

구글은 플레이 스토어 지원 크롬북의 첫 주자로 자체 크롬북인 GOOGLE PIXEL이 아니라 ASUS FILP을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이는 태블릿 시장의 축소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태블릿 시장은 최근 마이너스 성장 중입니다. PC나 스마트폰처럼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시점인데도 불구하고요. 이의 원인은 물론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체주기를 얘기하는데, 마찬가지로 교체주기가 긴 PC나 노트북이 어떤 성장추세를 보였는지 생각해 보면 이건 답이 아닙니다. 원인은 그보다는 태블릿이란 기기의 모모한 정체성에 있습니다. 그냥 큰 스마트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화면이 크다고 해서, 키보드만 달면 PC처럼 생산성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위에 말한 멀티윈도우의 문제때문에 요원해 보입니다.
결국 태블릿 시장의 쇠퇴에 대해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서 펜이라는 생산선 도구로 타개책을 찾은 듯 하고, 안드로이드는 PC와 같은 사용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서 해결법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대화면 모바일기기(혹은 태블릿)의 장점을 가지도록 키보드가 360도 가까운 가동범위를 갖는 크롬북인 플립이 태블릿 수요와 랩탑 수요를 모두 끌어안기에 최적의 기기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픽셀보다도 더.

모바일과 PC의 통합. 남은 길은?

고사양의 크롬북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미 픽셀이 어지간한 중고가 랩탑 수준의 사양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PC의 기능을 흡수하려면 더 고사양의 기기도 필요하겠죠. 또한 안드로이드 앱들 중 일부는 크롬북에 대응하는 전문성을 갖춘 앱이 되어야 합니다. PC의 생산도구들을 대체해야 겠죠. 개인적 필요 측면에서만 예를 들어보자면 안드로이드 앱중에 진짜 제대로 된 동영상 편집 툴이나 인코더가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음악프로그램, 누군가에게는 동영상 편집툴이나 인코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응용프로그램 개발 자체도 크롬북에서 할 수 있게 되겠죠.
얼마나 걸릴 지는 모르겠습니다. 크롬OS의 보급속도에 달려있겠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거라고 기대합니다.
제 눈에는 MS의 미래가 몹시 어두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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