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0일 월요일

팬택 스카이 IM-100. I'm back. 돌아온 스카이.

돌아온 팬택

연이의 법정관리,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 팬택의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소매 제조업 분야 벤처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던 팬택. 피쳐폰 시대 스카이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도 점유율 2위로 LG에 앞서던 팬택이 무너지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했을 것이다. 실제로 팬택의 제품을 구매하든 안하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결국 막판에 인수되었고,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은 삼성, 애플의 양강 구도에 LG가 겨우 껴있는 모양새고, 다른 대안은 거의 존재하지 않다시피 한 상황이다. 통신사들이 보유했던 몇몇 제조사들은 모두 사업을 접었고, 그나마 SK가 해외OEM 방식으로 제조한 루나폰을 성공적으로 판매한 것이 고작이라...
따라서 팬택의 귀환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다시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역시 존재한다.
팬택이라는 브랜드 네임의 가치는 이미 바닥을 쳤다. 폰의 세부 스펙을 꼼꼼히 따지는 현재 소비 형태에서 대기업을 상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에도 무리다. 그나마 팬텍에게 다행인 것은 단통법의 영향으로 보급형 시장이 확대 되었다는 점일까?

알려진 스펙과 가격


- 5.35인치 FHD LCD (최대밝기 485cd)
- 스냅드래곤 430 프로세서
- 2GB / 32GB
- 3000mAh 내장형
- 13MP
- 고속,무선충전
- 후면 휠 키 탑재
30~40만원대.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퀄컴 스냅드래곤 400 시리즈를 넣은 삼성이나 LG의 20~30만원대 폰과 IM-100을 비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이다. 과연 그런 비교가 타당할까?
그런 기기들 대부분이 16GB의 내장스토리지, 2000mAh대 중반의  배터리를 가지고 있고 또 대다수는 HD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필자가 보기엔 이 기기는 배터리 효율, 필요최소의 스펙면에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가격과 무관하게 스냅 800시리즈 프로세서, QHD 디스플레이 등이 배터리 타임과 필연적으로 트레이드오프 관계임을 생각할 때 오히려 더 선호하는 밸런스이기도 하다. 물론 팬택의 최적화 능력에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스냅 400대 기기들의 성능에 대한 신뢰도(물론 고사양 게임을 하지 않는 다는 전제하에), 마시멜로 6대의 안드로이드가 대부분 배터리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만 카메라는 여전히 우려스럽지만, 개인적으로 넥서스라는 선택지가 없고, 폰을 바꿀 타이밍이라면 이 기기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추억팔이? 성공적 마케팅?

팬택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베가라는 브랜드 네임을 버리기로 결정한 듯 하다. 대신 과거의 영광에 대한 향수일까? 스카이라는 이름을 다시 가져왔다.
어쩌면 여전히 20대 후반~40대인 세대들에게 베가보다는 스카이가 더 친숙한 브랜드 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베가보다는 스카이라는 이름에 더 정이가는 것이 사실.
또한 공개된 티저영상에서 당시 누구나 한번쯤을 따라해봤을 맷돌춤을 소환했다. 광고모델 역시 과거와 동일하다.


박기웅씨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하지만 몸값이 많이 비싸지지 않았을 거란 게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너무 반가웠음ㅋㅋ
마케팅이란 게 결국 소비자의 이성보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게 당연한 거고, 추억팔이라는 다소 비하적인 언어로 깎아 내리는 글들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진 않는다. 나는 일단 여기까지는 성공적인 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차별화 포인트

다만 과연 사람들이 다 나같이 생각할까. 그냥 스카이가 특색없는 보급기라면 많은 사람들은 묻지 않고 삼성의 보급기를 선택할 것이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당연히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고 스카이는 두가지 차별화 포인트를 선택한 듯 하다.
기기 후면의 휠키와 블루투스 스피커이자 무선충전기인 스톤이라는 주변기기.


개인적으로 스톤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그냥 별다른 특색 없음. 굳이 저 제품을 선택할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 듯. 번들로 제공되는 거라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차라리 따로 빼고 가격을 내리는 게 맞지 않았나 싶다. 폰과의 일체감 있는 디자인이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제품주기가 폰에 비해 한참은 긴 스피커랑 깔맞춤 해서 뭐할까 싶음.
후면 휠키에 대해서는 일단 그 존재 자체로는 몹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밋밋한 후면의 독창적 디자인 포인트가 될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스러운 조그형태는 제품 마케팅 전반에 향수를 자극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팬텍에게 좋은 지원군이 되어줄 것 같다. 약간 아이팟 클래식이 떠오르는 느낌.
기능적인 면에서는 현재 100단계까지 가능한 미세 볼륨 조절과 어느 화면에서나 뮤직플레이어를 실행하는 기능 두가지가 제시되어 있는데, 사실 유용성은 잘 모르겠다. 다만 이 휠키를 스카이의 정체성으로써 후속기에 이어가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활용해볼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미래 가능성에 기대를 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성공기원

사실 스마트폰 초창기에는 안드로이드 제품들이 대체로 너무 불안정 했다. 당연히 교체주기는 짧아지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의 쏠림현상역시 심했다.
하지만 나는 다 똑같이 스펙만 가지고 줄세워서 우위만 비교하는 짓이 너무 거북하다. 사람들이 각자의 가치관과 개성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 보급기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대부분의 폰이 이제는 사용성에 크게 문제가 없어졌다. 선택의 기준은 다양해 졌고, 그래서 나는 팬택이 시장에 다시 안착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부디 그렇게 돼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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