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하기엔 현재 98일 9시간 경과했네요. 곧 100일 후기^^;;
1. 흡연기간
20살 반수 시절 시작한 흡연이 10년이 넘어가 버렸네요.
처음에 친구들하고 25살이면 끊어야지 했으나 끊을 수 없었고
30살이면 끊어야지 했지만 역시 끊을수가 없었습니다.
가끔 금연을 시도한적은 있으나 만 1일을 넘겨본적이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상태였고, 의지도 박약했고...
처음에 하루 반갑 수준이던 흡연량이 20대 중반에 일시적으로 2갑 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렇게 1~2년 피웠고 그 후로는 계속 1갑 정도 유지했네요. 흡연자들 기준으로도 하루 1갑은 꽤 많은건데 저는 그게 많은 거라는 생각이 안들었던 듯.
그러다가 액상형 전자담배로 갔었고, 그 글도 여기 블로그에 남겨뒀었습니다. 잘 적응했고 그걸 몇년 피우긴 했는데 문제는 그것도 너무 많이 피웠다는 거죠. 그리고 일반 연초담배에 비해 내가 얼마나 피우는지에 대해서도 무감각했었고 진짜 하루종일 물고 있었다고 봐도 될 듯.
그러다 재작년말인가 작년 초인가 미국에서 액상형 담배 파동이 발생했고 상당수의 액상형 담배 유통경로가 막히게 됩니다. 그 전부터 니코틴 판매 문제로 조여오고 있긴 했었죠. 아무튼 여러모로 곤란해져서 그냥일반 연초로 다시 회귀했으나 냄새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시도했고 또 몇달 피웠습니다.
그러다가 지겨워졌음. 뭔가 짜증나더라고요. 맨날 기계 청소하고 재 날리고 돈은 돈대로 쓰고, 심지어 궐련형 전담으로 들어오고나서 보니 하루 흡연량이 2갑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금연을 결심했습니다.
2. 챔픽스 복용 시작
건보공단 홈페이지에 금연치료 의료기관 검색이 가능합니다.
최대한 집 가까운곳 찾아가서 상담하고 바로 약 받아왔습니다.
첫 1주는 그냥 흡연 하고 싶으면 하면서 0.5mg 을 아침 저녁으로 복용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부담없이 담배 피우고 싶은만큼 피우면서 복용 시작했습니다.
이 0.5mg 복용 기간동안 흡연 욕구가 감소한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흡연량도 별 차이 없었습니다.
2주 째부터는 복용 용량 1mg으로 늘리면서 담배 끊으란 소리도 있고 피우고 싶으면 피우라 그러는 의사도 있긴 한 듯. 저는 끊으라고 하셔서 그냥 끊었음.
여기서 챔픽스의 놀라운 효과를 확인했네요. 살면서 여러번 금연 시도 해봤지만 24시간도 넘긴적이 군대 훈련소 빼곤 없을 정도로 저는 심각한 니코틴 의존증이었습니다.
근데 챔픽스 먹으니까 그냥 참아지더라고요. 흡연 욕구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참을 수 있게 바뀌었을 뿐 담배는 계속 피우고 싶었어요.
1mg 으로 3주 정도 복용하고 임의로 중단했습니다. 그냥 그 때쯤부터 안피울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아침에 약 거르고 나가도 해도 그냥 저냥 참을만 해서 그냥 아예 복용을 중단하기로 함.
그 후에도 2회 정도 더 병원가서 챔픽스 받아오긴 했는데 그냥 방치하고. 그 후론 더 안다녀도 될 것 같아서 아예 병원도 끊었네요. 공단측에서 중도 포기자로 분류할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3. 부작용
흡연충동 : 처음 한 2주 간은 하루종일 수시로 흡연 욕구가 생김. 이 기간은 딱히 며칠째가 심하다 이런게 없었던 듯. 이후 약 1달까지는 계속 흡연 욕구가 점차 감소하는 걸 느낌. 그 후론 그냥 계속 똑같네요. 생각나면 피우고 싶은데 담배란 존재 자체가 생각이 많이 안남. 다른 사람이 피우는거 볼때마다 흡연 욕구가 조금 생깁니다.
예민함, 짜증 : 약 1달 지속됐습니다. 진짜 만사가 다 짜증나서 미칠 것 같더라고요. 참아준 주변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ㅠㅠ 보통 바깥에서 남한테는 참는데 제일 조심해야될 가족들한테 너무 짜증내게 되서 힘들더라고요. 아무래도 가장 금연을 바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참아준 듯. 한달정도 친구는 아예 안만났습니다. 술마시고 피울까봐... 물론 그 후에 만나서 피운적이;;;
폭식, 혼맥 : 이 두가지는 같은 맥락인 것 같아요. 그냥 그 담배 피울시간, 담배로 채우던 심리적 안도감이나 혹은 포만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게 없으니까 허공에 붕 떠있는 기분이 들어요. 할일 없을때 상당히 초조하고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배달음식을 먹거나 편의점에서 뭘 사오거나 혼자 캔맥주 사와서 마시게 되더라고요. 첫 2달동안 체중이 5kg정도 증가했다가 지금 다시 2kg 정도 빠진 상태입니다.
멍해짐 : 딴짓하다가 지하철 몇정거장 더 가는 일 쯤이야 종종 있는 일입니다만, 아마 내릴 때가 안됐는데 먼저 내리는 일은 거의 없을거예요. 내릴때 내리는 역을 확인하기 때문에 다왔는지 몰라서 더갈수는 있어도 더 빨리 내리는건 말이 안되는 일인데 2개월 경과 쯤부터 시작해서 3개월째인 요즘까지 거의 1주일에 3일을 목적지보다 빨리 내렸습니다. 이 멍한 증상은 60-90일 사이에 최고치였던 것 같아요.
그와 좀 다르지만 처음 한 60일 정도는 뭔가 읽거나 이해해야 할 때 효율이 진짜 지독히 안나옵니다. 집중이 거의 안될뿐더러 사고력이 떨어진 느낌. 당장 수개월내에 자격증 시험, 입사시험 등이 있는 분은 금연 시도 미루는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 암기로 보는 시험정도는 괜찮을 지도. 적어도 6개월 이상 남아있을때 금연하시는게 나아보임.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 : 가끔 띵할정도로,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머리로 피가 쏠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약간 혈압 오르는 느낌. 이건 단순 기분 탓일수도 있는데 한번도 이런 증상을 이렇게 수시로 느껴본적도 없고, 원래 제가 혈압이 높은 것도 아니라서 기록남깁니다. 원래 금연시엔 제가 알기론 혈중 산소 농도가 높아지고 대신 필요한 혈류량 자체는 줄어들어서 혈압이 떨어지는 걸로 알았는데, 느낌은 오히려 혈압 오르는 느낌이었네요.
심각한 근육통 : 이게 좀 심했는데, 승모근이 엄청나게 뭉쳤었어요. 헬스 쉬니까 나아지긴 했는데 늘 해오던대로 운동했는데 금연후에 없던 근육통이 생겨서 거의 1달 넘게 지속됐습니다. 처음에 목디스큰가 했는데 시간 지날수록 괜찮아지더라고요. 운동 다시 시작했으나 현재는 그런 근육통은 없습니다. 일시적 금단증상이 맞는 듯
4. 금연으로 좋아진 점
다리 저림 개선 : 이게 제가 몇년 전부터 겪던 증상인데 자고 일어나면 다리쪽이 심하게 저리더라고요. 꽤나 자주. 수면 자세 때문에 하지에 피가 덜 통해서 그런건가 했었는데, 금연 후에 이 증상이 거의 사라졌어요.
피부 : 이게 이중적인데 피부자체가 막 깨끗해 지진 않는 듯. 마스크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트러블 너무 심해요 요즘. 톤이 밝아졌나 싶은 느낌은 있는데 그건 저만의 느낌인 듯하고요. 근데 확실한건 탄력은 생긴 듯 함. 30대 넘어서면서 거울보면 항상 얼굴 축 늘어진 느낌이었는데 이게 좀 땡겨 올라감. 다들 뭔가 얼굴에 생기 있어졌다고 해요. 금연 여부 모르는 사람도요. 무표정일때도 눈가에 살짝 주름 생기려던 것도 개선된 듯 보입니다. 이게 찾아본 바로 흡연이 비타민 C를 엄청나게 파괴하는데, 비타민 C가 콜라겐 합성에 필요한 영양소더라고요. 체내 비타민 C가 여유가 생겨서 콜라겐 합성이 늘어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합니다.
5. 기대했으나 의외로 효과 없었던 부분
아침의 개운함 : 1도 없음. 그냥 저는 아침은 여전히 그지같네요 ㅠㅠ
피부 : 트러블 감소는 없습니다 저는. 원래 뭐가 많이 나진 않았었는데 요즘 오히려 심하네요. 피지량이 늘어난 것 같음. 담배 끊어서 피부가 안좋아졌다기 보다는 이게 금연으로 인한 폭식 때문에 밀가루 음식, 기름진 음식, 맥주 많이 먹고 체중 늘어서 그런 것 같긴 합니다.
가래 : 이상하게 차이가 없습니다. 요즘 가을 환절기라 비염이 좀 심한데 그거때문에 그런가;;
모발 : 병원에서 일단 탈모가 아니라고 진단 받긴 했습니다만 최근에 모발에 예민해져서 빠지는 숫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빠지는 머리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 했는데 별 차이 없네요. 그것도 머리 많이 빠지는 계절인 가을이라 그런가 싶기도 하고.
댓글 없음:
댓글 쓰기